00. 대 코로나의 시대. 나는 필요한가? 카메라가.
어디를 돌아다니지도 못하는 것이 원칙인 이 시대에 고가의 카메라를 구입한 나는 정상인가? 에 대해 고찰해 본다.
뭐 딱히 촬영회를 돌아다닌 것도 아니고(물론 갈 수 있다면 가겠지만..), 캠핑 수준으로 타지로 돌아다닐 수 있는 상황도 아닌데 말이다.
굳이 이유를 붙이자면 새로운 과목 수업을 시작하면서 한동안 (약 4개월을) 하루를 2~3시간의 수면으로 견디며 보냈다.
그런 내게 주는 보상이라고 생각하자.
01. 그렇다면 왜 소니인가?
그동안 사용했던 후지 카메라도 올림푸스 카메라도 다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크롭 센서들이 가지는 한계가 문제가 아니라 역시 초보가 벗어나기 힘든 풀프레임에 대한 로망에 항상 카메라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소니로 가보자는 생각에 소니로 갔다.
정확히 말하면 현존하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중에 가장 작고 가벼운 카메라이기 때문이다.
바디만을 생각하면 차이가 크게 나지 않지만 조리개 대비 렌즈들의 무게가 가장 적다.
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런걸 내가 측정하거나 찾아볼 리가 없다.
다만 광각구간에서 Tamron 17~28mm F2.8 렌즈가 큰 몫을 했다. 16mm 에 1mm 부족하긴 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mm 차이는 아주 크다곤 하지만 나는 전문가가 아니니까. ^^ 괜찮다고 생각했고,
늘 줌 렌즈를 고를 때 디자인의 바로미터로 생각하는 이너 줌 렌즈여서 더욱 맘이 갔다.
물론 소니의 12~24렌즈도 이너줌이고, 화각으로 따지자면 17mm로 명함도 못내밀 화각 차이지만 말이다.
가격 차이도 그 성능과 화각만큼 난다.
니콘도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지만 결국 탐론 17~28mm F2.8 이 소니를 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렌즈를 주문하고 번개 같이 alpha7R3를 주문했지만 판매자가 거래를 취소하는 바람에 그냥 alpha9 로 결정했다. alpha7mark4 출시가 코 앞인 지금 이런 고가의 중고 카메라를 지르는 것이 옳은진 모르겠지만 이 정도 성능이면 내가 쓰기엔 차고도 넘친다는 생각, 그리고 애초에 카메라 라인업에 넣어놨던 카메라라 걱정이나 미련은 넣어두자 싶다.
사실 촬영 장비는 4개를 고민하고 있었다.
Body : Sony alpha9 / Sony alpha7 mark3 or 2 (급하게 추가.)
lens : Tamron 17~28mm F2.8 / Sigma 85mm F1.4 dg dn
한 1년 걸릴 줄 알았는데 벌써 3개를 장만했다. (렌즈 2, 바디 1)
주저리 주저리 떠들었지만 왜 Snoy 냐? 작고 가벼워서. 렌즈들이 말이다.
02. 왜 alpha7C 가 아닌가?
alpha9 와 유의미한 무게 차이가 없다.
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실제로 후배가 가진 alpha7C 를 같이 들어봤지만 유의미한 차이를 못느꼈다.
다양한 버튼과 조작 편의성 때문이다.
후지 카메라를 사용했던 첫번째 이유는 외부로 나와 있는 다이얼들 때문이었다.
레트로한 감성에 간지 좔좔 흐르는 디자인에 반해서 구매했었는데 성능과 감성은 여태 써본 브랜드들 중에 최고였다.
단순하게 정리하면 C는 내 취향은 아니다.
후배는 가볍고 좋다고 한다. 그런데 가벼운 건 번들 렌즈를 체결했을 때고, 여타 다른 렌즈를 체결하게 되면 렌즈 무게가 고스란히 전체 무게가 된다. 진짜 가벼운 카메라를 쓰려면 올림이나 후지라고 생각한다.
올림 OM-D E-M5 mark3 이나 후지 x100v 지. C는 아니다.
물론 영상이 시간 제한 없이 찍힌다는 아주 좋은 장점이 있긴 하나 난 영상은 아직.. 아직은 사진이 좋다.
곧 영상도 편집하는 걸 연습해야만 하겠지만 말이다.
소니 미러리스 카메라 2세대 이후 처음으로 상판의 다이얼이 2개가 되었다.
뭐, 그래서 샀다.
이제부터 잘 찍는 일만 남은거지.
03. 맨날 카메라를 찍는 일은 이제 그만
늘 카메라만 찍어서 올렸던 기억이 난다. 카메라는 찍는 도구이지 찍히는 모델이 아니다.
적어도 이제부터 내게는 그래야 한다.